작년에 묵었던 "설피민국" 앞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곰배령쪽 계곡으로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나이든 노총각 혼자 운영하는 설피민국은 아직도 아래층은 공사중이다.
돈이 좀 생기는대로 공사를 진행중이라고 작년에 그 노총각은 말하였다.
마을 입구에 산림청 초소가 생긴이후 민박 손님이 줄었다고 투덜거렸다.
작년에 이집에 하루 묵었는데 주인이 직접 산에서 채취한 산나물로 손님을 접대하여 좋았었다.
이곳은 slow motion으로 진행되는 한국의 몇 안되는 산골이다.
주차비를 받으려고 공사중인데, 공사장 근처에는 이미 몇대의 차가 주차하고 있었다.
곰배령 계곡으로 올라가면 도시에서 들어보지 못한 새들의 울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아마도 한국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새들이 사는 곳이 아닐까 생각된다.
비포장도로는 외길이라 "강선리" 주민 자동차가 지나가면 옆으로 서서 비껴나야 한다.
마침 앞에서 작은 트럭이 오다 진행하지 않고 내가 지나갈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착한 마을 인심을 알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
왼편으로 물기가 많은 곳에 동의나물 노란색 꽃이 나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다.
작년 5월에 사진에 담았던 큰앵초 군락지에는 아직 큰앵초는 보이지 않고 흰 노루귀가 반긴다.
큰앵초는 5월 중순이 되어야 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깊은 산골의 물소리를 들으며 계곡길을 한참 올라가니
곰배령 계곡의 마지막 마을, "강선리"의 작은 마을이 나타났다.
건너편 계곡에는 작년에 보이지 않던 빌라식 집이 두채나 들어서 산골풍경과 어울리지 않는다.
예전의 산골 마을 같던 강선리 마을이 변해가고 있어 씁씁한 기분이 들었다.
이곳 주민들은 조용하게 살고 있는데...
며칠전에 내린 비로 계곡물이 풍부해진 계곡을 건너갔다.
홀아비바람꽃이 긴 목을 드러내며 나를 반긴다.
계곡물과 어우러진 풍광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홀아비바람꽃은 꽃을 한 송이만 피운다
흰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은 꽃받침이다.
벌과 나비를 유혹하기 위해서 꽃받침이 변형된 것이다.
현호색과 얼레지들이 보이고 노란색 왜미나리아재비도 보인다.
하늘에 구름이 끼어 얼레지들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자태를 보여주지 않는다.
이른 새벽에 지나간 멧돼지의 흔적이 이곳저곳에 남아 있다.
긴 주둥이로 얼레지 등의 작은 구근을 파먹어 꽃들이 절단나 있다.
이곳의 식물 파괴는 인간이 아니라 멧돼지들이다.
작년에 깊은 계곡 건너편에 하얗게 피어 있던 산작약은 2주일 빨라서인지 보이지 않는다.
5월 중순이면 예쁜 흰색으로 피어 사람을 유혹하리라!
산작약의 흰색은 참으로 아름답다.
청초해 보이는 야생화꽃 중 으뜸이다.
작년에는 점봉산, 태백산, 설악산 서북주능, 곰배령 계곡에서 그 아름다운 자태를 본 영광을 얻었다.
올해도 볼 수 있을지?
사람도 없는 호젓한 계곡길을 혼자서 설렁설렁 올라가는 기분을 누가 알까?
많은 야생화와 나무로부터 풋풋한 향기를 맡으며 이길은 걷는 것은 축복받는 일이다.
더구나 멧돼지가 나보다 먼저 길을 지나가며 길을 안내해 주고 있다.
중간쯤 올라가니 모데미풀 꽃들이 계곡물가 옆에 피어 있다.
바위 이끼 위에 피어 계곡물과 어우러진 모데미풀은 아름답다.
작은 폭포에서 폭포물과 어우러진 모데미풀을 사진에 담아 보았다.
폭포로 내려 가는 길은 매우 가파른데 멧돼지들도 이곳을 지나간 흔적이 남아 있다.
얼레지 군락지를 지나고 곰배령에 도착하였다.
하늘엔 구름이 끼었지만 멀리 가칠봉 능선, 점봉산, 방태산도 보인다.
곰배령에는 눈이 녹은지 오래되지 않아 아직 꽃들이 보이지 않는다.
여름이면 여름 꽃들이 많이 필 것이다.
작년에는 소점봉산까지 올라가 보았는데 한계령풀이 많았다.
곰배령 올라가는 계곡 길에는 한계령풀이 가끔 눈에 보일 뿐이다.
5월 중순지나 다시 한번 와야겠다.
모데미풀.
동의나물
목이 길게 나온 홀아비바람꽃
현호색
등에서 껴안고 있는 얼레지
비가 오려고 날이 흐려 입을 다물고 있는 얼레지.
회리바람꽃.
흰꽃받침이 아주 작아 멀리서 보면 대머리같다.
왜미나리아재비.
한계령풀.
멧돼지들이 구근을 많이 파먹어 올해는 많이 보이지 않는다.
작년에 왔을 때 멧돼지들이 마구 파헤쳐 놓더니.
이곳은 사람이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멧돼지들이 식물 군락을 파괴한다.
소점봉산을 올라가야 한계령풀이 많을 것 같다.
선괭이눈
이런 고사목이 많이 보이는 곳이다.
곰배령.
곰이 하늘을 보고 누운 모습이라하여 곰배령이라 한다.
입산금지 팻말이 있고, 멧돼지들이 쟁기질을 하여 야생화들이 많이 사라졌다.
설피마을 입구에 있는 마을 표지석.
재미있게 표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