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겨울에 비로사 코스에서 올라 천동계곡으로 하산한 적이 있었다.
비로봉에서부터 초원지대를 지나는 동안 얼마나 겨울 바람이 불었던지.
그때의 추위를 잊지 않고 있었다.
나무가 없는 산악지대를 통과하는 바람은 가속을 받는 모양이다.
국망봉에서 연화봉까지 군데 군데 초원지대가 있다.
특히 비로봉 주위 4km반경 내에는 나무가 없는 초원지대이다.
여름엔 이 초원지대에 야생화 들판이 된다.
이번에는 2주전에 가입한 등산회을 따라갔다.
어의곡에서 출발하여 희방사로 하산하는 코스이다.
복정역에 7시 30분에 타는데 10여분 일찍 도착하였더니.
추위를 피한 등산객들이 복정역 지하층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GS 주유소 앞에 가니 많은 등산객들이 보인다.
8분 정도 지나서 차가 도착하고 10여분 기다려
늦게 온 회원을 태우고 출발하였다.
10시 50분에 어의곡계곡에 도착하여 능선을 타기 시작하였다.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은 불지 않았다.
아침에 들은 뉴스에서는 올 겨울에 가장 추운 날이라 하였다.
소나무지대를 지나서 어느 회원이 싸온 과메기를 먹으며 소주를 한잔하였다.
검단산 야등하는 팀들이라 소개하였다.
비로봉에서 내려오는 사람들 얼굴이 얼어 표정들이 심각해 보였다.
배낭을 내려 놓고 가져온 털모자와 큰벙어리 장갑을 끼었다.
곧 능선에 도착하니 찬바람이 몹시 불었다.
2년전에 맛보았던 그 칼바람보다는 강도가 약하다.
그래도 노출된 몸 부위는 추위에.....
비로봉 정상에는 많은 등산객들이 보이고 시산제하는 분들도 있었다.
정상에서 오래 못 머무르고 대피소쪽으로 하산하여 연화봉쪽으로 향했다.
비로봉이란 이름은 비로자나불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비로자나불은 이 세상에 밝은 희망을 주는 부처이다.
부석사에서 소백산 능선을 바라보면 마치 연꽃잎처럼 보인다.
영주 부근의 절에는 主佛을 "비로자나불"을 모시는 절이 많다.
부석사에서 보면 비로봉 主佛을 중심으로
오른편에 국망봉, 왼편에 연화봉으로 三尊佛을 이루고 있다.
바람이 없는 곳에서 빵과 커피를 혼자 마시며 따뜻한 햇살을 즐겼다.
멀리 아래로 영주시도 보인다.
연화봉에 도착하니 3시가 넘었다.
1970년대에는 주로 초암사에서 국망봉을 거쳐 비로봉, 연화봉 코스를 다녔다.
1981년에 이코스를 온 것이 마지막이었다.
봄, 여름에 주로 왔었는데,
언젠가는 5월 5일에 능선에서 눈을 흠뻑 맞기도 하였다.
희방사로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심하고 돌도 많다.
희방사에 도착하니 4시가 넘었다.
예전의 희방사가 아니다.
만대루같은 큰 건물이 대웅보전 앞에 생겼고,
화장실이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희방사 화장실의 똥파리가 얼마나 컷던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예전엔 2박 3일로 오던 코스를 이젠 하루만에 다닐 수 있어 좋다.
올 봄 철쭉 필 적에 또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