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채
이 꽃을 보려면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한다.
햇살이 있는 날 오전에만 수면으로 올라와 꽃을 보여주고 정오부터는 수면 아래로 내려가 버린다.
꽃이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그것도 햇살이 좋은 오후에?
수련은 해가 진 후 물 속으로 꽃이 들어가지만 순채는 가장 햇살이 좋을 때 물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메카니즘도 의문이다.
꽃의 부력을 없애는 기술이 있는지?
줄기가 꽃을 아래로 당기는지?
가까이 있으면 관찰하고 연구해 볼 만할 터인데.
첫날 수면 위로 올라 와 핀 순채.
암술만 피어 암꽃이다.
이번에 이틀간 관찰하여 안 사실이지만 첫날은 암꽃, 두째날은 숫꽃으로 변신한다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근친교배를 피하고자 첫날은 암술만 피어 암꽃으로 보이고,
두째날은 암술은 지고 암술 옆에 숨어 있던 수술이 급성장하여 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두째날 숫꽃으로 핀 순채는 전날에 암꽃으로 핀 것보다 수면 위로 더 높게 올라와 피고 다음 날부터는 올라오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암술과 수술이 동시에 피지 않는 이유는 근친교배를 피하고 우수한 종족을 보존하고자 하는 진화의 결과물인 것이다.
이것이 다음날 쯤 필 꽃봉오리
꽃봉오리가 열리고 있다.
암술만 보이고 수술은 옆에 숨어 있다.
오른편은 오늘 올라와 핀 암꽃
왼편은 어제 암꽃으로 피고 오늘은 수술이 핀 숫꽃으로 변신하였다.
숫꽃으로 필 적에 수면으로 더 높이 올라와 핀다.
이렇게 된 개체가
햇살을 받고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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