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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페인

코르도바

by 해오라비 이랑 2005. 7. 29.

  

코르도바의 메스키타. 

이슬람 왕국의 사원 안에 성당을 지었다.

15세기에 이슬람 왕국을 정복한 카톨릭 왕국은

이 사원을 파괴하지 않고 사원의 일부에 성당을 세웠다.

사원 안은 대리석 기둥이 800여개로 이루어져있다.

바깥은 이슬람사원 성벽이다.


 

 

 

 

 

 

 

 

 

 

 

마드리드를 출발하여 코르도바를 향하여 내려가니 황량한 들판이 또 전개된다. 가끔 올리브 나무 밭과 꽃이 진 해바라기 밭이 보인다. 건조하고 덥고 가도 가도 풍경이 그리 변하지 않은 이곳 “라만차”지방에서 돈키호테 같은 사람이 탄생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세르반테스가 왜 돈키호테 같은 인물을 설정하였는지 이곳 들판을 보고나니 이해할 수 있다. 순박하게 시골에 묻혀 살던 돈키호테가 풍차를 보고 괴물로 여길 수밖에 없었으리라.

 

중간에 어느 시골 휴게소를 들어가니 부랑아 같은 노인이 차 주차를 안내한다. 주변의 사람들은 대부분 농부들인지라 몰꼴이 사나웠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오자 돈을 요구한다. 그동안 차를 잘 보호해 주었다는 동작을 하면서. 이곳도 참 재미있게 사는 동네임을 알 수 있다. 17년 전 바로셀로나에 갔을 적에 카탈로냐 광장에 놓여 있는 흰 의자에 앉아서 쉬고 있으니 어느 노인네가 나타나서 의자 사용료를 내야 한다며 돈을 요구한 적이 있었다.

 

코르도바(Cordoba)가는 도중에 산맥이 나오는데 고속도로임에도 길이 무척 험하여 속도를 많이 줄여가야 했다. 렌트한 차에 익숙하지 못하고 초행길이라 더욱 그렇다. 다른 차들은 무척 빠른 속도로 달린다. 잠시 독특한 바위를 구경하느라 한눈파는 사이에 커브 길에서 저속으로 가는 차량과 추돌 사고가 발생할 뻔하였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속으로 주문을 외며 운전을 하였다. 코르도바 들어가는 이정표가 나왔다. 인구는 35만명. 이제부터는 사뭇 다른 풍경의 관광지이다. 이슬람문명의 꽃을 피웠던 “안달루치아” 지방인 것이다. 그동안 와보고 싶었던 곳이다.

 

멀리 메스키타(회교사원) 종탑이 보인다. 로마시대에 건축된 뿌엔테문 옆에 주차를 하였다. 사진을 몇장 찍었다. 스페인은 서울에 비해서 주차비는 싼 편이나 고속도로 통행료는 비싼 편이다. 메스키타 사원 옆 작은 길로 들어서니 관광객들과 souvenier파는 가게들이 보인다. 그림엽서를 사고 나오니 어디서 나타났는지 대여섯명의 집시여자들이 나타나 허브 식물줄기를 흔들며 정신없게 한다. 나는 지갑이 있는 뒷호주머니를 손으로 잡고 자리를 피했다. 이들은 관광객을 에워싸고 정신없게 한 다음에 소매치기를 한다. 1992년 바로셀로나 올림픽 이후 이태리에서 대거 스페인으로 몰려왔다고 한다.

 

압달 라만 1세가 756년에 창건, 이슬람교 대사원으로 사용하다 카톨릭 왕정이 시작된 1236년 이후에는 카톨릭 성당으로 개조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16세기에 사원 한 가운데에 대성당을 지었다. 종탑은 높이가 93m이고 회교사원의 종탑이 있던 자리에 세워졌는데 “용서의 문”이 있다. 고해자들이 이곳에서 사면되었다. 정문으로 들어가니 사원 안에는 아담한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오렌지 나무가 있고 신도들이 기도하기 전에 손을 씻었던 곳이다.

 

사원 입구의 나무 의자에 힘없이 앉아있는 배낭을 맨 여성 3명을 만났다. 서울서 온 배낭여행 중인 여행객이란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 본 한국 사람이다. 나는 차를 몰고 다녀 운전하는 데만 좀 피곤하지만 배낭여행은 여간 고생스러운 것이 아니리라. 기차, 버스 등을 바꿔 타고 다녀야 하고 짐을 지고 다녀야 하는 고생을 누가 알까. 나는 선글래스를 쓰고 들어온 바람에 사원 내부를 구경하는 데 무척 고생스러웠다. 벗으면 안 보이고 끼면 다른 사람 눈치가 이상해 보일 것 같고. 850개로 이루어진 사원 내부의 아치와 기둥이 압권이다. 코란 복사본이 있는 화려하게 장식된 “미랍”도 볼만하고 무데하르양식의 소성당도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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