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미술 시간에 지금은 서울시립박물관이 된
제 2 운동장(1,2,3 운동장이 있었다.)에서 그림을 그렸는데,
그만 벤취에 누워 있다 깊은 잠이 들고 말았다.
한참을 자고 일어나 보니 반 친구들은 없고
주변은 적막함으로 조용하였다.
높게 자란 느티나무와 포플러가
너무 커 보여 두려움마저 들었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낮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처럼.
미술 장구를 챙겨 들고 교실에 들어가니
마침 담임 선생 물리 시간이었다.
나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조용히 자리에 앉아 수업을 들었다.
얼마 전에 텍사스반이란 별칭을 가진
고등학교 7반 반창회를 하였는데,
이젠 정년 퇴임하신 고3 담임 스승님도 나오시고
10여명이 모여 이런저런 세월가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43살이셨던 담임 선생님은 70이 넘으셨다.
68세부터 골프를 시작하여 지금 무척 재미있게 사신다고 한다.
옛 스승을 만나는 것도 요즘 나의 즐거움 중의 하나다.
다음에 또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학교 교정에서 보았던 인왕산 억센 바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