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 공항을 거쳐 뉴델리에 있는 인디라간디 국제공항에 저녁 8시가 넘어 도착하였다.
인터넷으로 예약한 호텔의 택시가 픽업하기로 하여 이번 여행은 편안하려나 생각하였다.
그러나 정작 공항은 열악하여 어디 이곳이 국제공항인지 의심이 난다.
Time 지 등에 인도 여행 선전에 나오는 "Incredible India!"는 정말 사실이었다.
인디라 간디 국제 공항에도 내리면 이 문구를 볼 수 있다.
내 이름을 적어 들고 있는 키가 크고 잘 생긴 인도인을 만나 흙먼지 나는 길을 따라 갔다.
호텔 택시라야 20여년은 됨직한 지저분한 차다.
좌석은 낡아서 천으로 덮어 씌워져 있는데, 다행히 등산복 차림이라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양복을 입고 왔으면 어찌 앉아 있으랴 싶은 생각이 들었다.
불과 17km 떨어진 호텔까지 막히는 길을 따라 1시간이나 걸렸다.
가는 길은 오토릭샤(오토바이 인력거), 사이클릭샤(자전거 인력거)와 뒤엉켜 엉망이다.
한켠으로는 특급호텔인 쉐라톤 등의 호텔이 보이지만 먼지에 뒤집혀 있어 외관이 깨끗해 보이지 않는다.
7,8,9월이 몬순으로 그때만 비가 온다니 지금은 최악의 흙먼지 속이다.
호텔은 뉴텔리역 앞에서 멀지 않은 빠하르간지에 있다.
보통 배낭여행객들이 묵는 호텔보다 5배나 비싼 호텔이지만 호텔 앞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다.
소와 개가 거리를 반쯤 점령한 거리에서 물건파는 사람들의 고함소리, 힌두교 사원에서 경전 읽는 소음,
어디에 발을 디뎌야 할지 모르게 소똥이 넘치는 거리.....
아내가 왔다면 당장 내일 귀국하자고 하였을 것이다.
호텔방은 영국 BBC도 나오는 TV가 있어 그래도 나은 편이다.
밖의 소음(개떼 짓는 소리,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힌두교 경전...) 에 귀마개를 하고
인도의 첫날 밤은 오랜 비행 시간으로 지친 몸의 피로 때문에 잠이 들었다.
호텔앞 길거리 아침 풍경 : 몇년전에 National Geographic에 이곳 사진이 이런 모습으로 나왔지만 실감나지 않았으나 대하고 보니 숨쉬기 조차 어려웠다.
인도 도착한 다음날이 인도 독립기념일이었다.
호텔을 나와 지도를 보며 뉴텔리역을 지나
Old Delhi에 있는 샤자한 왕의 최후 걸작품인 Jami Masjid(이슬람 사원)을 향했다.
여전히 깨끗한 곳은 찾아보기 어렵고 매연으로 눈과 코가 따가워서 힘들었다.
길거리 우물에서 판티만 입고 목욕하는 사람들도 많다.
1960연대말에 서울 시내에서 봄직한 풍광이다.
이 사원은 1656년에 완성하였고 인도 최대 규모이다.
서쪽 입구로 들어가 디카를 꺼내들고 사진을 찍으러 하니, 뒤에서 거친 목소리가 들린다.
"카메라!, 카메라!"
150루피를 내어야 찍을 수 있다며 널판지에 쓴 안내문을 보여준다.
불과 3장 정도 밖에 찍지 않았는데.
(Jami Masjid)
500여m 떨어진 곳에는 Lal Quila(Red Fort)가 있어 걸어 갔더니
독립기념일이라 문을 닫고 군인들이 들어가는 도로를 차단하고 있었다.
오토릭샤를 타고 200루피를 주고 India Gate로 향했다.
좁은 길을 오토릭샤는 빠르게 소음을 내며 달린다.
복잡한 길을 달리는 그들의 순발력은 알아줄만 하다.
목적지 훨씬전부터 군인들이 길을 차단하여 사람들이 가는 방향으로 내려서 걸었다.
인디아게이트에서부터 대통령궁까지 군인들의 퍼레이드가 열린단다.
금속 탐지기를 지나니 디카나 카메라 갖고 있는 사람은 입장 금지라 하여 들어가지 못하고 근처에 서 있었다.
코끼리부대 등 멋있는 의상을 입은 인도 군인 퍼레이드를 못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오토릭샤를 타고 지도에 나와 있는 어느 쇼핑몰을 가자고 하였다.
정작 데려다 준 곳은 내리고 보니 엉뚱한 곳이었다.
영어로 알랑방구를 처대던 그 오토릭샤 왈라는 사라지고...
책에서 이런 일이 델리에서 허다하다고 알고 있었는 데,
내가 당하고 나니 이젠부턴 오토릭샤는 타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지도를 보며 코코넷플레이스로 걷는데 상점소개하는 삐끼들의 극성이 이만저만 아니다.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앞만 보고 걸었다.
대꾸하기 시작하면 밑도끝도없이 달라붙어 사기를 친다.
뉴델리의 코코넷플레이스는 영국인들이 설계한 계획된 지역이다.
이곳에서 라즈 가트까지 걸어가려다, 사이클 릭샤를 탓다.
라즈가트는 간디의 화장한 묘가 있는 곳이다.
햇살을 바로 받으며 자동차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모는 자전거 인력거는
바로 인도의 상징처럼 보인다.
출발전에 50루피를 부르는데 30루피로 깍았다.
얼마전에 오토릭샤에게 두번이나 사기당한 분함도 있었지만,
외국인에게 바가지 쒸우는것이 인도인들인지라 30루피면 비싼 편이다.
라즈 가트에 도착하여 50루피짜리를 주니 잔돈이 없단다.
이것도 이들의 수법인 것을 나중에 알았다.
잔돈 10루피를 기어이 받고야 말았다.
독립기념일이라 비싼 서양 음식점들은 문을 닫았고,
길거리에서 파는 리어커 장사의 음식만이 있다.
맨 정신으로는 사먹을 수 없을 만큼 위생상태가 불결하다.
다행히 한국에서 가져온 양갱 2개가 있어 점심으로 먹을 수 있었다.
라즈 가트는 마하트마 간디를 화장한 곳으로 인도 뉴델리 Yamuma 강가에 있다.
지금은 추모 공원으로 조성하여 방문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흑색 대리석에는 그의 마지막 말이 새겨져 있다.
"Hai Ram(라마신이여)..."
입장료는 없지만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많은 인도인들이 가족과 함께 이곳에서 평화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뉴델리의 어느 곳보다 깨끗하며 네 구석에는 석화나무가 크게 자라고 있었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이어진 숲에는 초대 수상이었던
네루와 그의 딸 인디라 간디, 외손자인 라지브 간디 등의
추모공원인 Shanti Vana가 있다.
(오토릭샤가 가득찬 뉴델리역 앞 풍경)
(델리의 어느 극장 입구)
코끼리도 델리 거리에선 교통수단으로 사용한다
귀가해서 호텔 옆엘 보니 한국사람들이 서성거린다.
들어가 보니 한국사람이 운영하는 음식점이 있고 볶음밥등 한국 음식을 팔았다.
Chicken with rice를 한그릇 비우고,
몰래 파는 맥주 한잔을 마셨다.(술파는 라이센스가 없는 음식점이라 가격도 비싼 편이다.)
인도는 술을 안마시기 때문에 술을 보기 어렵다.
이런줄 알았으면 소주팩을 몇개 가져올 걸!
배낭여행중인 한국 남자학생 2명과 합석하여 맥주를 내가 한잔사서
같이 마시며 얘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카투만두를 거쳐 24시간 버스를 타고 델리에 도착하였다 한다.
그러고 보니 여학생들도 많이 눈에 뜨인다.
겨울에는 한국 대학생들이 따뜻한 인도로 배낭여행을 오나보다.
인도식 뻥뛰기. 한개에 1루피, 매운 양념을 뿌려준다.
old Delhi의 건물들. 지을 적엔 아름다웠을 것인데, 수리비용이 없어 도시 전체가 이지경이다. 델리의 북쪽은 이슬람교도들이 모여사는 과격한 지역이다.
뒷골목의 야채 가게
델리 시내를 달리는 시내 버스 : 버스비는 거리에 따라 내는데 버스에는 남자 차장 두명이 있어 돈을 받는다. 신발도 신지않고 얼굴은 언제 세수를 하였는지 모른다. 버스가 완전히 정차하지 않는 상태에서 타고 내려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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