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에 새벽 2시 30분에 내리니 이슬비가 내렸다.
바람도 불고 구름이 끼어 추웠다.
설악산 기상청 예보로는 구름만 끼는 것으로 예보되어 있었는데 역시 믿으면 안된다.
일찍 문을 연 간이가게에서 컵라면을 먹고 옷을 더 입고 출발하였다.
매주 무박으로 설악산을 찾는 고교동 창을 반갑게 만났다.
그 친구는 대청으로 가고 나는 귀때기청봉으로 향했다.
설악산 만병초를 보러 가는 것이 나의 목적이다.
예전에는 꽃봉오리만을 보았는데 활짝 핀 만병초를 보고 싶었다.
귀때기청봉 너덜지대를 올라가니 날이 밝아지는데 구름은 가득 차 있었다.
바람도 불어 추워 장갑을 끼고 걸었다.
귀때기청봉 중턱에 올라서니 해가 뜨는지 환해지기 시작하였다.
이길로 걷는 등산객은 많치 않아 호젓하였지만 바람이 불어 추웠다.
항상 예비 옷을 넣고 다녀야 한다.
귀때기청봉 중간에서 아침을 맞았다.
붉은 병꽃나무 닮은
귀때기청봉을 내려오면 예전에 텐트 치고 캠핑하였던 장소가 나온다.
1975년 10월 초에 남교리에서 출발하여 2번을 자고 이곳에서 3일째 숙박을 하였었다.
이곳에서 식수도 떨어져 왼편 계곡으로 물을 구하려 정글진 계곡길을 1시간 넘게 내려가 식수를 구해 올라왔던 곳이기도 하다.
계곡 중간에 비행기에서 떨어졌는지 2m나 되는 유도탄이 떨어져 있기도 하였다.
오른편 계곡 능선에는 625 전쟁터였는지 녹슨 탄피 등이 있었고 무너진 진지도 있었다.
일정상 귀때기청봉을 넘어 계곡으로 내려 왔는데 폭포와 절벽을 몇번 만나 죽을 뻔 하였었다.
자일은 가져 가지 않았고 비가 내려 미끄웠던 바위를 칡넝쿨로 밧줄을 만들어 자일 대신 사용하였다.
그 후 일이년 뒤에 비목이란 노래가 유행을 하였고,
이곳 서북주능에서 산화한 무명용사들의 유구를 챙기는 행사를 하기도 하였다.
아마도 이곳도 그때 유구를 챙긴 것으로 생각된다.
당시에는 커다란 나무 2 그루가 있었는데 현재는 주목 한그루만 남아 있다.
참기생꽃
산개벚지나무
개벚지나무로 알고 있었는데 산개벚지나무이다.
만병초
새순이 모두 올라와 꽃대가 없다.
꽃대가 있는 것에는 새순이 없는데....
참기생꽃
세잎종덩굴
참기생꽃
서북주능선에 3군데 큰 군락지가 있다.
비에 맞아 사진 담기에 상태가 좋지 않다.
정향나무
개회나무, 털개회나무, 수수꽃다리 등 10 種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아직 구별할 능력이 없다.
향이 좋다.
참조팝나무
예전에는 설악아구장나무라고 불렀다.
걸어 온 길을 뒤돌아 보니 멀리 귀때기청봉이 보인다.
건너편에 가리봉이 보인다.
큰감투봉
서북주능에서 가장 힘든 곳이 큰감투봉(해발 1408m)이라고 부르는 이곳 부근이다.
지금은 철사다리가 놓여 있어 편하지만
오래 전에 철사다리 없던 시절에는 이 봉우리를 지나가는데 1시간도 넘게 걸렸다.
설악산 만병초
이번 산행에서 처음 본 꽃봉오리.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활짝 핀 개체를 만났다.
이 나무 아래에 백작약이 작년 5월 중순에 피어 있었는데 그 개체를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100mm 렌즈로 담을 수 있는 곳에 한 송이가 피었다.
약간 노란색인 줄 알았는데 설악산 만병초는 흰색이다.
백두산 만병초는 노란색이다.
높은 곳에서 하늘을 바라 보고 피어 사진에 담기 어렵다.
다음에는 망원렌즈를 가져가야 할 듯.
성질 급한 바람꽃
바람꽃들이 필 준비를 하고 있다.
7월 중순경에 바람꽃 피는 대청봉을 올라 가 봐야겠다.
청괴불나무
4주 전 수렴동 계곡에서 본 것인데 능선에는 이제 피기 시작하였다.
인가목
서북주능의 인가목은 모두 붉은색만 있다.
대승령 표지석
장수대에서 이곳을 지나 바로 건너편 계곡으로 내려 가면 백담사가 나온다.
지금은 입산통제 구역이 되었지만,
1978년에 한번 백담사로 내려 간 적이 있었다.
계곡에 이런 시설을 해 놓아 걷는 시간이 많이 단축된다.
두문폭포
오래 전에 12선녀탕에 폭우가 쏟아져 탕에 커다란 바위들로 메워졌었는데
공단측에서 모두 치웠는지 탕 안에 커다란 바위들은 보이지 않는다.
복숭아탕
예전에는 하트탕이라고 하였다.
지금은 12선녀탕 계곡에 다리와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었지만
오래전에는 봉숭아탕을 건너 오른편 절벽으로 올라갔었다.
무거운 베낭을 메고 시퍼런 탕 옆을 건너 뛸 때 참 무서웠었다.
남교리 등산 입구에 3시 30분에 도착하여 막걸리 한병을 마셨다.
하늘은 가을 날 처럼 맑고 깨끗하였다.
지금은 개천을 건너는 다리가 놓여 있지만
1975년도에 처음 12선녀탕 계곡 등산을 하러 왔을 때는 속옷만 입고 베낭을 메고 건너야 하였다.
다음해 1월달 동계 산행 때도 차가운 계곡 물을 건녔었고.
한계령에서 남교리까지 약 19km 이다.
공룡능선을 타는 것보다 힘든 코스이다.
귀때기청봉에서 대승령가는 구간이 가장 힘이 든 곳으로 보인다.
공룡능선은 너덜지대가 없어 4번의 오르막 내리막만 있는 곳이지만
이곳 코스는 너덜지대가 많아서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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